본문 바로가기

통찰력을 위한 걸음들/중요뉴스

20210203 게임스탑(GME) 숏스퀴즈 사태, 진정 국면 맞나

관련 글 : 2021년 게임스탑(Gamestop ; GME) 사태 정리 (tistory.com)

 


게임스탑 숏스퀴즈 사태로 촉발된

개인투자자의 反공매도 운동,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나

 

 2021년 1월 중순부터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군 게임스탑 숏스퀴즈 사태가 서서히 진정 국면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시트론 리서치와 멜빈캐피탈 등 공매도 헤지 펀드 세력이 '오프라인 비디오 게임 도소매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GME에 대해 공매도 공표를 하였고, 이에 뿔난 개인투자자들이 연합하여 GME 주식을 매수하고 콜옵션을 사들여 대항한 이 사건은 지난 주 미국 증시 뿐만 아니라 유럽과 동아시아 증시를 크게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충격을 주었다. 

 

2021년 2월 3일 GME Chart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듯 GME 주가는 1월 27일까지 큰 상승을 기록하였고, 1월 28일 장 시작 후 폭등하다 곤두박질쳐서 -44.29%로 마감했다가, 1월 29일 다시 +67.87% 상승하는 등 비정상적이면서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여주었다. 1월 20일 폭등 전 39.12달러로 마감했던 주가는 1월 28일 장중 483.00달러까지 기록했다. 

 

 허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로 대표되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은 좀처럼 길게 유지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1월 29일 +68% 상승을 보여준 주가는 2월 1일 -30.77%, 2월 2일 -60.00%의 폭락을 기록하며 90.00달러로 마감하였다. GME가 폭등하기 전 주가인 39.00달러 언저리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현재 38~39달러 선에 상당 크기의 매물대가 잡혀있기 때문에 39.00달러가 깨진다면 수직 하강할 수도 있는 상태이다.

 

 

AMC으로의 타깃 변경, 허나 확실히 이전만큼 못한 모습

 

미국의 AMC 영화관

 GME에서의 폭등세는 소강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베츠가 다음 타깃으로 정한 종목은 'AMC Entertainment Holdings INC(Ticker : AMC)'였다. AMC는 미국에서 영화관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로, 게임스탑과 공통점이 있다면 업종 자체가 구식(Old-school)이며, 공매도 헤지 펀드의 타겟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니 2차전지니 전기차니 하면서 최신 첨단 기술과 현재는 개발되지 않은 기술에 열광하는 시장에서 '구식' 업종들은 외면 받고 있으며, 그에 따라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관 같은 '구식 업종'과 어린 시절을 함께 해온,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업종을 향유하고 있는 올드스쿨 팬들의 분노까지 같이 떠안고 있는 것이다. 

 

2021년 2월 3일 AMC Chart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듯 1월 22일 3.51달러로 마감한 AMC 주가는 1월 25일부터 갭상하여 1월 27일 +301.21%의 절정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1월 28일 -56.63%까지 하락하다 1월 29일 +53.65% 상승, 2월 1일 강보합을 보이다 2월 2일 -41.20%를 기록했다. 그 힘과 지속성이 GME 때만큼은 못했지만 그래도 1월 22일 3.51달러였던 주가가 1월 27일 장중 20.36달러를 기록하였으며, 2월 2일은 7.82달러로 마감하였다. 이번 주 내에 본래 주가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왜 이렇게 빨리 식을까

 

 나는 게임스탑 사태가 일어났을 때부터 Reddit 내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월스트리트베츠가 운영하는 디스코드(채팅 애플리케이션) 채널까지 가입하여 동향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느낀 점은, 게임스탑 때와는 달리 지금은 '정의구현'이 아닌 차익실현을 원하는 세력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GME에서의 주가 폭등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명분을 가지고 참여하는 행동가(Activists)가 많았다는 것이다. Reddit에서 'IT'S FOR YOU, DAD(이건 당신을 위한 거예요, 아빠)'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을 때 증권사의 장난으로 필자의 아버지는 영위하던 사업을 말아먹고 알코올중독에 빠졌고 지금은 껍데기만 남아 숨만 쉬고 있으며, 자신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돈을 잃어도 상관 없으니 反공매도 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이였다. 난 이 글이 GME 때의 반공매도 운동의 성격을 가장 잘 대표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공매도 헤지펀드를 벌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고, 콜옵션을 매수하며, 이익 실현은 후순위로 두고 헤지펀드 참교육을 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금방금방 팔아버리지 않아 주가는 붕붕 떴으며 시장은 뜨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허나 GME 사태가 대내외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명분과 정의감 따윈 없이 이익만을 실현해보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들이 세력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순수한 동력은 조금씩 희석되기 시작했다. AMC를 매수해도 어느 정도 수익이 나면 차익실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고, 그로 인해 상승폭도 크지 않았고 오래 지속되지도 않았다. 

 

 

여담 : 은(Silver)

 

 주제를 돌려 은(Silver)로 가보자. 월스트리트베츠의 리더는 GME 이후의 타겟으로 AMC 뿐만 아니라 은 선물을 꼽았다. 월스트리트베츠는 현재 형성된 은 선물 가격이 본래 은의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어있다고 주장한다. 

 

 선물 시장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다시피 은 시장은 JP모건이 꽉 잡고 있는데, JP모건은 예전부터 지속적인 숏포지션을 잡아 은값을 인위적으로 떨궈 대규모로 은을 매집해왔다. 또한 은값을 인위적으로 떨구는 작업에는 스푸핑 기법도 동원됐다. 스푸핑 기법이란 초단타 매매를 하면서 호가창에 대규모 허위 매수를 올려놓고, 상대방이 매매하려고 하면 거래 성사 직전에 취소해 가격을 끌어내리는 수법이다. 스캘핑을 해본 사람들은 알다시피, 쉽게 말하자면 매물벽을 쌓아놓고 일시에 허물어 주가가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은 시장에서 인위적인 시세 조작을 일삼고 있고, 이에 대해 벌금에 합의한 전력도 있다. 

 

JP모건, 귀금속·채권시장 조작 혐의로 1조원 벌금 : 네이버 뉴스 (naver.com)

 

 이런 식으로 대규모 은을 매집하여 JP모건이 현재 갖고 있는 은만 무려 1억 9,391트로이온스로 추정되며 (1트로이온스는 대략 31.10g으로 톤으로 환산하면 대략 6,031톤에 달한다.) COMEX(뉴욕상품거래소)에 보관된 양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이 은(Paper-traded silver)보다 실물 은(Actual silver)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에 대해 월스트리트베츠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은 JP모건이나 여타 세력들이 은 선물 가격을 억누르기 위해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를 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이 은과 실물 은의 비중 차이는 250 : 1로, 이는 250의 종이 은을 전부 현물 인수도한다고 해도 그 중 1의 실물 은만 지급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이고, 이는 사기(Fraud)다! 라고 말한다.

 

2021년 2월 3일 은 3월물 차트

 하여 이번엔 '은의 진짜 가치를 알아내자!'라면서 은을 타겟으로 잡은 것이다. 실제로 은 선물은 1월 28일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허나 2월 2일부터 급등세가 저지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월스트리트베츠의 단결력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은 시장이 GME 시장보다 훨씬 크기도 하고, 은 시장에서의 작전에 대해 저항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아서이다. GME 주가가 가장 높았을 때 규모는 200억 달러였지만 은 시장 규모는 1조 5,000억 달러다. 또 은 선물 시장을 공격하는 것은 JP모건을 적으로 두는 것이다. JP모건은 시트론 리서치 등 다른 헤지 펀드와 규모에서 궤를 달리 하는 세력이다. 

 

 여담으로 JP모건이 은을 대량 매입하는 이유엔 '차후 전기차 시대가 오는데 은의 전기전자적 특성으로 인해 전기차에 은 수요가 크기 때문에 나중에 은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 매수한다(그래서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그리 낮게 잡고 테슬라에 대해 공격적인 안티 포지션을 취한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금(Gold)만이 현금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지만 언젠가 은도 편입될 것이고, 그러면 은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라는 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아무튼 JP모건이 은 시장을 자기 맘대로 주무르고 있는데, 거기에 누가 개입한다면 JP모건이 절대 가만히 있을 리 없는 것이다.

 또한 세계 최대 은 ETF에는 (로빈후드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매도 헤지펀드) 시타델이 1억 8,000만 달러나 투자하고 있어 '남 좋은 하는 것이다'라며 월스트리트베츠 내에서도 분열이 있다. 은 선물 가격을 밝힌답시고 은 선물가를 올려버리면 애꿎은 공매도 세력이 이익을 크게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 은 선물 시장에서의 작전이 통한다고 해서 JP모건이나 다른 세력들에게 어떤 타격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 

 

 이러한 여건으로 은 시장에서의 작전은 GME 때와 달리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작전을 떠나서 은(Silver)은 실물이든 선물이든 관련주든 앞으로 장래성이 있는 분야니 이왕 '은'이라는 것을 접했다면 한번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728x90